9월 18일 아침, 부산 동구 북항 친수공원. 바다에서 끌어들인 좁은 인공 수로에 검은 지느러미 하나가 물을 갈랐다. 오전 9시쯤 상어를 보았다는 신고가 들어갔고, 부산해양경찰서가 달려왔다. 몸길이 3~4m, 무태상어로 추정됐다.
이튿날에도 상어는 같은 수로에 있었다. 그다음 날도, 또 그다음 날도.
상어는 왜 바다로 돌아가지 않았을까.
난간에 선 사람들
상어에게는 곧 ‘부캉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소문이 SNS를 타고 번지자, 휴일에도 하루 2천 명 남짓 찾던 공원에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가족과 연인, 멀리서 온 여행객이 수로 난간에 어깨를 나란히 하고 물속을 내려다보았다. 주차장은 차로 가득 찼다.
동네 가게에도 상어가 들어왔다. 공원 가까운 편의점에서는 죠스바와 아기상어 상품이 전보다 눈에 띄게 더 팔렸다. 동구청은 부캉이를 동구의 공식 마스코트로 삼고, 이름과 모습을 공모하기로 했다.
비가 오는 날에도 발길은 끊이지 않았다. 추석 연휴 사흘 동안에만 32만 명이 다녀갔다. 사람들은 상어 한 마리를 보며 마음이 풀린다고 했고, 부디 무사히 바다로 돌아가기를 빌었다.
같은 자리를 맴도는 상어
처음에 해경은 보트로 상어를 먼바다 쪽으로 몰아내려 했다. 그러나 억지로 몰면 상어가 예민해지고 몸도 상할 수 있다는 국립수산과학원의 권고를 받고 손을 멈췄다.
그 사이 부캉이는 수로 안을 뱅뱅 돌았다. 최윤 군산대 명예교수는 이 상어가 10년 넘게 큰 바다에서 살아온 개체일 것이라고 했다. 넓은 바다에 익숙한 몸이 좁은 수로의 벽과 바닥에 부딪히며, 들어온 길을 다시 찾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다행히 수로는 3~4m 깊이로 헤엄치기에 모자라지 않고, 숭어와 망상어 같은 먹이도 있어 당장 목숨이 위태롭지는 않다고 한다. 다만 좁은 곳에 오래 머무는 것은 상어에게 좋지 않다.
사람들이 즐거워하던 난간 아래에서, 부캉이는 길을 찾고 있었다.
뜻대로 되지 않은 일들
모두가 같은 마음은 아니었다. 한 시민은 상어에게 생닭을 던졌다가 경찰의 안내로 공원 밖으로 나가야 했다. 부산환경운동연합은 이 일을 한때의 볼거리로 넘기지 말자고 했다. 북항의 바닷물 흐름과 수질, 바다 생물이 오가는 길을 함께 살펴야 한다는 것이다. 달라지는 바다가 보내는 신호일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기다리기로 한 도시
연휴를 앞두고 부산시와 부산항만공사, 해경, 국립수산과학원이 머리를 맞댔다. 결론은 기다림이었다. 연휴 마지막 날인 9월 27일까지, 부캉이가 스스로 바다로 나가기를 지켜보기로 했다. 그래도 남아 있으면 그때 그물로 바다 쪽으로 이끌기로 했다. 10월 2일 무렵이 될 것이라고 한다.
이 기록을 쓰는 9월 27일이 바로 그 마지막 날이다.
여드레의 기록
40만 5,800명9월 19일부터 26일까지 여드레 동안 북항 친수공원을 찾은 사람 · 부산시설공단 집계(보도 기준)
숫자로 보기
| 날짜 | 방문객 |
|---|---|
| 9월 19일(토) | 8,800명 |
| 9월 20일(일) | 10,000명 |
| 9월 21일(월) | 13,000명 |
| 9월 22일(화) | 17,000명 |
| 9월 23일(수) | 37,000명 |
| 9월 24일(목) | 101,000명 |
| 9월 25일(금) | 136,000명 |
| 9월 26일(토) | 83,000명 |
편집자/신문수억지로 몰아내지 않기로 한 결정.
비가 와도 난간에 서서 무사히 돌아가기를 빌던 마음.
도시 전체가 한 생명을 위해 시간을 내어 준 일.
사실 뒤에 숨겨진 감동이었다.길을 잃었을 때 필요한 것은 등을 떠미는 손이 아니라, 스스로 길을 찾을 때까지 기다려 주는 시간인지도 모른다.

여러분은 부캉이를 보러 가셨습니까? 난간에 서서 무엇을 보셨는지, 그날의 사진과 이야기를 간직해 두십시오. 우리 동네 방송국이 문을 여는 날, 그 이야기를 듣고 싶습니다.
출처
- 부산일보 — 상어 한 마리가 만든 ‘부산 핫플 1위’ 북항 친수공원 · 2026. 9. 20
- 부산일보 — 부산항 북항 상어, 계속 머물 수 있을까 · 2026. 9. 21
- 아시아경제 — 별명까지 생긴 ‘북항 상어’…환경단체 “볼거리로만 넘길 일 아냐” · 2026. 9. 22
- 전자신문 — 비 와도 ‘부캉이’ 보러 북항으로…추석 연휴에만 23만명 몰렸다 · 2026. 9. 26
- 이데일리 — 상어 보러 하루 8만3000명…연휴에도 부산 ‘부캉이’ 인기 · 2026. 9. 26
- 뉴스1 — 부산 상어 출몰에…환경단체 “해수 흐름·생물 이동 구조 조사해야”
- 부산일보 — 북항 상어, 부산 동구 공식 마스코트로 · 2026. 9. 22
- 아시아경제 — 때아닌 ‘특수’ 몰고온 부산 상어 ‘부캉이’…부산시, 27일까지 지켜본다 · 2026. 9. 23
- 오마이뉴스 — 뱅뱅 그 자리만 도는 상어 ‘부캉이’… “이건 하나의 경고”
- 서울신문 — 부산 북항 맴도는 ‘부캉이’… 떠나고 싶어도 못 떠나나 · 2026. 9. 24
- 이투데이 — ‘추석 연휴’ 상어 한 마리에 32만명 몰렸다 · 2026. 9. 26
이 글은 위 보도들을 바탕으로 DN ART Media가 사실을 확인하고 우리 말로 다시 쓴 기록입니다. 기사 문장과 사진은 옮기지 않았습니다. 숫자는 보도 시점 기준입니다. 이 글의 그림은 AI로 만든 것이며 실제 사진이 아닙니다.